책헤는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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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마아래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가을 날.
조용히 바람을 듣는다.
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으면 어떤가.
나를 감싸주는 이 작은 공간 하나면 난 행복할 수 있지 않던가.
귓가로 밀려들어오는 낯익은 노래 한 소절.
‘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그대를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. 이 세상에 그 누가 부러울까요.....’
이 집을 소유한 지는 5년여 밖에 안되었지만 1924년에 지어진 이집은 동네의 세월을 고스란히 묻히고 있다.
나는 이 집의 오래된 나무냄새. 누워있으면 흐린 마음을 삭히는 시커먼 서까래.
손보지 않은 키 낮은 천장 안에 있을 때엔 그저 나를 잠시 버리고 싶어진다.
요란한 등불하나 없고 번쩍이는 침대와 가구는 없지만 여기서는 그 예전 엄마 냄새를 맡을 수 있다.
대문을 살짝 돌면 나타나는 작은 마당과 아무도 올 것 같지 않는 한적함이란 올 겨울도 이곳에서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 같다.
‘회랑’이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하지만 처마밑을 거닐 땐 왠지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그리운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.
Site Location : Gyoungki Yaangpyoung gangha sungdukli
Site area : 595 ㎡
Gross floor area : 165 ㎡
Structure : Wood






